영화 ‘어쩔수가없다’ 줄거리 연기력 후기 호불호 연출

영화 어쩔수가없다 포스터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를 관람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배우들의 연기력만큼은 정말 훌륭했지만, 이야기 전개와 연출 면에서는 호불호가 크게 갈릴 작품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줄거리 소개

‘다 이루었다’는 생각이 들 만큼 삶에 만족하던 25년 경력의 제지 전문가 ‘만수’(이병헌). 아내 ‘미리’(손예진), 두 아이, 반려견들과 함께 행복한 일상을 보내던 만수는 회사로부터 돌연 해고 통보를 받는다. “미안합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목이 잘려 나가는 듯한 충격에 괴로워하던 만수는, 가족을 위해 석 달 안에 반드시 재취업하겠다고 다짐한다. 그 다짐이 무색하게도, 그는 1년 넘게 마트에서 일하며 면접장을 전전하고, 급기야 어렵게 장만한 집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한다. 무작정 [문 제지]를 찾아가 필사적으로 이력서를 내밀지만, ‘선출’(박희순) 반장 앞에서 굴욕만 당한다. [문 제지]의 자리는 누구보다 자신이 제격이라고 확신한 만수는 모종의 결심을 한다. “나를 위한 자리가 없다면, 내가 만들어서라도 취업에 성공하겠다.”

후기 : 호불호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를 관람하고 나서 가장 먼저 떠오른 감정은 복합적이라는 점입니다. 영화 자체는 감독 특유의 감각적 연출과 긴장감 있는 장면 구성으로 눈길을 끌지만, 동시에 이야기 전개나 메시지 전달에서는 관객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관람 후 몇 시간 동안 장면 하나하나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을 정도로 강렬하지만, 이해하는 데에는 집중력이 요구되는 작품입니다. 박찬욱 감독의 이전 작품처럼 단순히 ‘재미있다’ 혹은 ‘몰입된다’고 표현하기 어려운, 생각할 거리와 감정을 동시에 제공하는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배우들의 연기와 특정 장면의 미장센에서 감탄을 금치 못했지만, 전반적인 스토리의 흐름은 다소 혼란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관객의 성향에 따라 평가는 극명하게 나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입니다.

 

연기력 : 역시 명품 배우들

이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단연 배우들의 연기력입니다. 주연 배우들은 캐릭터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작은 표정 변화나 눈빛 하나만으로도 관객에게 캐릭터의 내면을 전달합니다. 특히 감정의 폭이 넓은 장면에서는 배우들의 호흡과 시선 처리, 대사의 톤까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며 몰입감을 극대화합니다. 조연 배우들 역시 주인공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합니다. 이런 뛰어난 연기력 덕분에 영화의 난해한 부분도 어느 정도 보완이 되며, 장면 장면마다 캐릭터에 공감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연기만 놓고 본다면, 관객은 분명 박찬욱 감독의 캐스팅 선택에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연출과 내용이 다소 난해한 만큼, 연기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박찬욱 감독 특유의 난해하고 실험적인 연출, 비선형적인 이야기 구조, 그리고 관객에게 직접적인 설명보다는 상징과 암시로 전달되는 장면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요소들은 영화의 예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스토리를 단순히 따라가고 싶은 관객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또한, 특정 장면에서는 긴장감과 몰입도를 위해 일부러 관객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하는데, 이는 보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극찬과 혹평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반대로 이런 난해함을 즐기고 분석하는 재미를 느끼는 관객에게는 오히려 매력적인 영화가 됩니다. 따라서 ‘호불호’라는 표현이 딱 맞는 작품이며, 관람 전 관객 스스로가 영화 스타일에 대한 준비를 하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연출

연출 측면에서 박찬욱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자신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확실히 보여줍니다. 카메라 움직임, 장면 전환, 색감과 조명 사용 등 시각적 요소 하나하나가 영화의 감정을 전달하는 중요한 도구로 사용됩니다. 특히 인물의 심리적 긴장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클로즈업과 긴 테이크를 활용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며, 일부 장면에서는 관객을 압도하는 미장센이 돋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연출은 때로 이야기 이해를 어렵게 만들고,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전달하기보다는 해석을 관객에게 맡기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즉, 연출은 아름답고 강렬하지만 동시에 난해하며, 영화의 몰입도와 관객 반응에 따라 긍정적·부정적 평가가 나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박찬욱 감독 특유의 시각적 미학과 실험적 접근을 즐기는 관객에게는 큰 즐거움이지만, 편하게 스토리를 따라가고 싶은 관객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